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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SIYA-음식 이야기

을지로 4가 - 은주정, 명품 김치찌개와 삼겹살

by sinsiya 2015. 11. 10.


오래도록 방치했던 블로그다.

최근 TV 프로그램의 영향 때문에 방문자가 폭주하여 업데이트...

블로그 방문자가 늘어나는 건 기분(만)좋지만,

숨겨둔 맛집이 점점 사람들로 북적이는 건 별로다.


3년만에 은주정 사진을 다시 올린다.

역시나 뜨내기 손님은 더더더더더더욱 많아졌다.

강북의 숨겨졌던 맛집이 너무 상업화 되며 색깔을 잃는 건 슬픈 일이다.



반찬은 변한 게 없다. 별거 없어보이지만 의외로 맛없는 반찬은 없다. 




고기도 그대로다. 다만 솥뚜껑이 아닌 철판을 보니 예전같지 않다는 생각이...

다행히 맛은 그대로다.



언제 찌개를 주문해야 하는지 걱정하지 마시라.

아래의 예전 포스팅을 보면 알겠지만 저녁에 가면 김치찌개는 무료.


삼겹살 흡입이 마무리되면 망설이지말고 이모님께 주문하면 된다.





2012. 10. 29.

소주 한 잔 생각날 때 가장 만만한 안주는 뭐니뭐니 해도 삼겹살.

삼겹살이라 해도 고기의 질도 천차만별이고 가격도, 구워먹는 불판도, 굽는 방식도 다 다른다.

가끔은 전방에서 근무할 때 먹었던 가마솥 솥뚜껑에 구운 삼겹살 맛이 떠오를 때가 있었다.


은주정은 방산시장 근처에 위치한 식당으로,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다가 그 맛으로 인해 인기를 끌어 이제는 멀리서도 찾아오는 맛집이 되었으니 이것도 인터넷의 힘이라 할 수 있겠다. 김치찌개 배달 맛집이 그 시작이다.



이것이 내가 바라던 솥뚜껑 삼겹살이다. 가운데 마늘을 굽는 만행은 동행이 저지른 것으로 난 생마늘만을 고집한다. 내 포스팅의 모든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고 보정이 없는 것들이지만 이 사진을 보니 또 삼겹살이 먹고 싶어진다. 육류를 줄이는 생활을 한 지 제법 되었지만서도...



방산시장을 잘 모른다면 은주정을 찾는 것도 그다지 쉽지 않다. 골목 모퉁이 끝에 이런 노란 간판을 발견할 때까지 조금은 헤매야 할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이 있다면 걱정은 Naver~




공휴일이었던 이 날, 점심이 조금 지간 시간에 도착하였더니 점심 장사의 흔적이 남아있었고 아주머니들께서는 피곤하신지 오수에 빠져계셨다. 천천히 준비해 달라 말씀드렸다.



닳아진 솥과 철판을 보면 이 집의 역사가 느껴진다.



점심은 김치찌개, 저녁은 삼겹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점심 시간이 지나면 저녁모드로 변경되며 삼겹살을 먹고 배가 부름에도 김치찌개에 들어간 생고기에 소주를 더 먹게 되므로 과도한 주문은 삼가하자.


 


좌식이 편한 이는 들어가 앉으면 된다. 


봉천동 부림식당처럼 후추가 뿌려진 고기가 나온다. 단 부림식당은 냉동 삼겹살이고 은주정은 생삼겹살을 사용하는 것이 다르다.



이런 싱싱한 채소 없이 고기를 먹는 것은 차가운 도시 남자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될 행위!

흙에서부터 쌓아온 향이 고기와 어우러져 기름 냄새를 줄여주고 육류의 부작용을 그나마 줄여주는 소중한 친구들이다. 




돼지 비계에서 나오는 기름을 판에 둘러 삼겹살이 들러붙는 것을 방지하는 정도의 센스!!!!









애초 밥집으로 시작한만큼 반찬도 맛깔나다. 된장도 구수하고, 미니(?) 게장은 안 나와도 그만이지만 밥과 함께 먹으면 역시 한국인에게는 별미다.



이렇게 싸서 한 입 앙~! 소주는 물인양 흡입...!

무엇보다 이 가격에 다양한 쌈을 맛 볼 수 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다.



솥뚜껑 삼겹살에는 역시 김치를 같이 올려서 먹는 게 제맛이다. 미관상 좋지는 않지만 삼겹살 기름이 살짝 밴 김치에 고기를 싸먹는 게 하이라이트!




SNS에 올리다가 필터가 적용된 모양이다.

고기를 먹고 나오는 김치찌개는 역시 시장통에서의 탄탄한 내공을 보여준다.

이 가격에 이거저거 따질 필요 뭐 있겠는가!


고기맛, 괜찮다! 김치찌개, 죽인다!! 그리고 계산할 때도 기분 좋다!!

삼겹살과 김치찌개로 배는 이미 부르다.

그래도 2차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소화시킬 겸 설렁설렁 걸으며 담소를 나누다 보면 어느 새 만선호프(블로그 내 link)에 도착하여 생맥주 한 잔을 벌컥벌컥 들이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