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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SIYA-IT 이야기

CPNT Value Chain에 대한 이해

by sinsiya 2012. 11. 8.

본디 이 카테고리에서 다루려 했던 내용은 그간 강의나 컨설팅을 통해 전달했던 것들을 파편화시켜 쉽게 다루려는 것들이었다. 그러면서 IT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조망하려는 거창한 취지였는데, 다른 카테고리와 마찬가지로 후일(?)을 위해 항목들을 간단히만 다루기로 한다.

고수들이라면 다 알만한 내용이니 이 쯤에서 Backspace를 누르시는 편이 좋다.  


지금부터 포스팅 되는 것들은 기획초보자, 기획을 해왔지만 화면 기획안(스토리보드?)만 그려온 기획자, 기획을 알아야 하는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위한 내용이다.


첫번째 포스팅은 CPNT라는 다소 식상한 주제이다.

그런데 의외로 IT쪽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CPNT에 대해,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

심지어 기획자들, 특히 사업기획을 한다는 이들도 이에 대해 모르니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CPNT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면 아래와 같은 장점이 있다.


- 거시적 관점에서 산업 전반을 이해하고 '내'가 누구이고 경쟁자는 누구인지 파악할 수 있다.

- 뉴스를 보고 큰 회사들이 왜 저 사업 분야로 뛰어 드는지 알 수 있다.

- 회사의 미래 전략과 이유를 파악하여 회사 가치 파악, 즉 주식투자에 좋은 정보가 된다.

어디가서 잘난 체 할 수 있다.

- 대체 서비스라고는 성공하지도 못 한 회사들이 욕심을 못 버리는지 이유를 알 수 있다.


 


여기 길게 뻗은 고속도로가 하나 나 있다.

도로에는 끊임없이 차들이 오가고 차들의 종류도 화물을 싣는 대형트럭, 사람을 싣는 승용차나 버스 등 다양하다. 이 고속도로는 아마도 공기업에서 구축하였을 것이다. 초기에 큰 비용이 드는데다가 끊임없이 유지보수를 해야 한다. 따라서 이 기업은 톨게이트란 곳을 만들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 도로 사용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 이것이 기존의 산업모델이다.


이를 IT에 대입해보자. 길게 뻗은 라인이 있다. 예전에는 구리선이었고 지네트워크금은 광라인이다. 이를 네트워크 사업자라 한다. 네트워크 사업자는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통신사(kt, skt, lgt)를 생각하면 된다. 유선, 무선 구분할 필요는 없다. 네트워크 사업자는 초기에 큰 비용을 투입하였고 지금도 신호가 약하다는 민원을 접수받으면 끊임없이 유지보수를 하고 추가 장비를 투입한다. 돈은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개인이나 기업으로부터 다달이 받는다. 


이 네트워크(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들을 IT에 대입하면 터미널이다. 쉽게 얘기해 PC, 스마트폰 등 최종 고객인 우리가 만지는 단말들이다. 삼성, LG, Nokia 등의 벤더들이 터미널 회사라 생각하면 된다. 터미널은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고, 잘 달릴 수 있도록 네트워크도 발전한다. 터미널 회사는 유형 상품, 즉 스마트폰이나 타블렛 PC에 대한 판매대금을 통해 돈을 번다.


콘텐츠 사업자라는 용어는 쉬울 것이다. 사진, 영화, 동영상, 기사, 게시글 모두가 콘텐츠고 이를 제공하는 회사가 콘텐츠 사업자다. 이들은 콘텐츠 자체의 유료 판매나 콘텐츠의 소비사들에게 노출되는 광고를 통해 돈을 받는다.


마지막은 플랫폼 사업자다. 플랫폼 사용자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돈을 받는다. 예를 들어 Microsoft의 Windows 같은 OS는 라이센스를 통해 개인 및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다. 플랫폼 사업자의 중요한 점은 정보가 모인다는 측면이며 플랫폼을 구축하여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면 이익율이 높고 비교적 오랜 기간동안 비즈니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측면이다.



IT의 회사를 이상의 4개군(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터미날)로 나누는 분류가 CPNT 모델이며 모든 것이 collaboration 되고 각 사업군에 속한 회사가 수평 확장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 산업의 가장 큰 이슈이다. 수평 확장의 가장 큰 이유는 Harvard Univ.의 마이클 포터의 모델인 Value chain인데, 이는 경영학을 전공한 이들도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피부에 와닿지 않으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쉽게 말하겠다. Value chain은 산업에 있어 제품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를 통해 최종 소비자에게 이르는 전 과정에서 주된 활동과 지원활동을 구분하고 각각의 비용을 줄이고 가치를 높여 이익을 극대화하자는 모델이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의 극대화라지만 최근 급격한 환경 변화와 경쟁의 강화로 인해 생존 자체가 가장 큰 목적이 되고 있다. 기존의 강자가 새로운 경쟁자에 의해 도태되고 있으며 기존에 가장 돈을 많이 벌던 산업군이 새로운 산업군의 서포터 역할만 하게 되는 상황이다.


현재 앱스토어 시장은 애플의 앱스토어와 구글의 구글플레이로 양분화 되어 있으며 잠재적 경쟁자로는 MS 정도를 생각할 수 있는데 굳이 우리나라 이통사들은 각각의 앱 장터를 만들어 많은 돈을 들여 유지하고 있다. 고작 skt 정도나 조금 장사가 되고 있을 뿐인데도, 인터넷 서비스도 실패한 이 네트워크 회사들이 왜 많은 돈을 들이고 있을까?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카카오톡이라는 작은 회사가 공룡으로 불리는 이동통신사에 큰 충격을 준 것을 잘 알고 있다. 


카카오톡은?

- 최초는 아니었지만 최고가 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 이통3사의 SMS 이용량은 20101인당 월 603건에서 347건으로 감소

- 카카오톡은 하루 13억건의 메시지가 오가며 하루 평균 83건 전송

- 회원수 6,300만명, 하지만 2011년 매출 18억원, 영업적자 153억원


ROI가 너무나 좋아 이통사에게 효자같던 SMS 서비스를 작은 벤처 기업하나가 반으로 줄여버렸다. 게다가 카카오톡은 플랫폼화가 진행중이어서 모바일 게임을 퍼블리슁하고 쇼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배가 너무너무 아플 지경이다.


시장의 급변에 따라 이동통신사는 기존처럼 네트워크 라인을 깔아놓고 달달이 이용료를 받아먹는 장사의 수익률이 떨어져 결국은 공룡의 몸집이 줄어들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자신들의 기존 비즈니스를 Dumb pipe 혹은 빨랫줄 사업이라고도 하는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인터넷은 무료'라는 인식이 퍼지고 웬만한 곳에서는 무선 AP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 때문에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다. 그래서 Smart pipe가 되기 위해  결제 플랫폼, 콘텐츠 유통 플랫폼, 앱 서비스의 유통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앱스토어의 모델이 너무도 좋아보여 따라갈 수 없을 지라도 경쟁 구도를 유지하기 위해 앱 장터에 돈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터미널 회사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과 타블렛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삼성도 앱 장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터미널 산업군에서 플랫폼 산업군으로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플랫폼 회사의 대표격인 구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 구글도 네트워크 사업을 하고 있다. (Google fiber를 검색해 보면 안다.) 또한 안드로이드 OS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터미널 사업도 진행 중이다.



플랫폼에 대해서는 따로 할애하여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간단한 이해를 돕기 위해 Quiz를 내 본다. 아래 기사의 빈칸에 들어갈 것은 무엇인가?



_____ , 미국 음원 다운로드 시장의 70% 장악

2010.05.27

Gregg Keizer | Computerworld

 

_________________ 가 미국의 디지털 음반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인 NPD 그룹의 이 같은 조사결과는 _____의 음반 산업 현황에 대한 조사를 하겠다는 연방 반독점 규제위원회에 단서를 주게 됐다.

NPD 그룹에 따르면, _______는 미국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2009년에 같은 조사를 진행했을 때 보다 1% 상승했다.

(중략)

크럽닉은 “디지털 음반과 CD를 동시에 취급하는 아마존의 정책은 두 형식을 모두 좋아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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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iTunes다. 스티브 잡스의 업적 중 하나는 바로 iTunes라는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Tape, CD로 음악을 사서 듣던 음반 시장은 인터넷의 발달과 냅스터 등의 영향으로 "무료로 MP3를 받아 공유하는" 소비자의 행태가 정착되며 붕괴되었다. 그 와중에 애플은 iPod이라는 터미널에 음악 콘텐츠를 구입하여 소비할 수 있는 훌륭한 유통 및 결제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이용자를 학습시킨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애플의 스마트폰은 이용자를 학습시키지 않는, 침팬지도 이용할 수 있는 UX를 적용한 후에 출시되었을 정도이다. 그런데도 iTunes는 번거로운 절차를 학습시켰는데, 아이폰을 통해 유료앱을 구매해 본 이들은 다 알만한 그것이다.


하지만 iTunes는 앱스토어와 마찬가지로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을 잘 공략하였다. 앱스토어의 개발자 대상의 리워드 프로그램은 괜찮은 수익을 Share 할 수 있게 하며 많은 개발자들을 유인하였고 유능한 개발자가 앱스토어에 모여 앱을 출시하니 재미있는 게임이 앱스토어에 쏠리게 되고 이용자들은 또 타 플랫폼이 아닌 iOS에 열광하여 많이 쓰고, 결국 다시 개발자에게 더 큰 수익이 보장되는 선순환이 구축된 것이다. 


iTunes 역시 몇몇 최고의 아티스트들을 시작으로 독점 유통을 시작함으로서 플랫폼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좋은 음악이 iTunes를 통해서만 유통되니 이용자들도 모이게 되고 보다 편한 콘텐츠의 추천, 검색, 결제가 이루어지니 디지털 음원 시장을 독점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지위를 얻게 된 것이다. 


CPNT를 얘기하다가 결국은 플랫폼을 강조하게 되는데 이는 당연한 것이다. 결국은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합종연횡하고 생각하지도 못 한 곳에서 생각하지도 못 한 회사들이 피 튀기게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바다 OS를 계속 하고 있는 이유다.


이상 CPNT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열심히 타이핑을 해 보았다. 역시 말로 설명하는 것이 쉽지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으려니 손가락이 아프다. 플랫폼에 대해서는 다시 정리를 하겠고, 다음 포스팅은 기획 기초편 정도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