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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과 잡학

THE PONZI PARADIGM, 폰지게임

by sinsiya 2012. 10. 28.


폰지는 1930년대에 미국에 살았던 건달의 이름으로, 감옥에서 인생을 마감한 사기꾼이었다. 그가 벌인 사기행각을 「폰지게임」이라 한다. 「Charles Ponzi」는 처음으로 폰지게임을 시작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Dr. Bowdler」, 「Captain Boycott」등과 함께 영원한 오명을 쓰게 되었다. 「Robert Shiller」가 지은 신서(新書)인 「Irrational Exuberance」에서 저자는 폰지게임에 대해 짤막한 소개를 한다.


  폰지게임의 처음 단계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평가할 방법은 없고, 실제로는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낮은 방안으로 투자자를 유혹하는 것이다. 폰지는 차입은 하되 상환은 안 하면서 편하게 살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게임을 벌였다. 먼저 초기 투자자 그룹인 A에게서 돈을 빌려 자신이 쓰고, 다시 다음 투자자 그룹인-A보다는 큰 규모의-B에게서 돈을 빌려 이자와 함께 A에게 갚고 B에게는 C에게서 빌려 갚게 했다. C에게는 또 다른 D에게서 같은 방법으로 상환한다. 


  미국의 경우, 이런 사기 방식이 얼마나 유력한지를 아는 감시자들이 초기 투자를 하기 이전 단계부터 제지시키기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폰지게임을 역사 속의 호기심거리로 생각하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쉴러는 역사에 관심이 있는게 아니라 폰지게임을 보다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모델로 사용한다. 예컨데, 그의 책 속에는 최근 치솟는 증시 또한 참담한 결과를 낳고야 마는 폰지게임으로의 진행과정이라는 충격적인 대목이 있다.


  여기 정말 믿어지지 않을 만큼 엄청난 신기술이 막 생겨났다고 가정해보자. 또한 수많은 회사들이 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생겨났고, 이 회사들은 이 기술을 정확히 평가하긴 어렵지만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적으로 믿고 있다고 가정하자. 회사들이 얼마만큼이라도 돈을 버는 동안은 장비구입이나 인수 등을 위해 보다 많은 돈을 꾸준히 끌어쓸 것이 뻔하다. 게다가 기술혁명 때문에 각 회사들의 주가는 계속 오를 것이며 초기의 투자자들에게 큰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다. 따라서 더 많은 투자자들이 몰릴 것이고 주가는 점점 더 오를 것이다. 만약 이런 진행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의심했던 사람들은 바보로 보이고, 경기 약화를 예상했던 사람들은 구석에 조용히 있게 된다. 


  얼마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오늘날의 응용 과학 분야의 회사에 대한 전망 뿐 아니라 과학 기술 그 자체에도 회의적이었다.(자백하는 바이다) 지금의 새로운 통계 자료 속의 치솟는 생산성과 수입들은 그들이 얼마나 틀렸었는지를 보여준다. 논리적 측면에서 우리는 많은 기술 과학 회사들에 대한 평가가 얼토당토않다는 걸 주장하면서도 기술혁명이 사실임을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누가 귀를 기울이겠는가?


  나스닥 주가가 몇 천 포인트 오르는 순간을 놓친 후에 놓친 시간을 메우기 위해서 열중인 사람을 보면서 당신은 의아해 해야만 한다. 폰지게임이 함축하고 있는 것은 부채는 반드시 갚아야 하며 스스로 소득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일을 함이 없이 남의 돈을 가지고 살아가는 폰지의 경제행위는 이론적으로는 처음부터 발생할 수 없고 설사 현실세계에서 발생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깨지게 되어있다.

 

<註 : 위 글은 2000년에 NYT를 보고 끄적거렸던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