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 부원면옥, 냉면의 입문자라면 반드시 맛봐야 할 평양냉면
냉면 좋아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사실 저는 면 요리 자체를 그리 즐기지 않았습니다.
서울 시내에 이름만 대면 알만한 냉면집이 수십 군데가 있고, 대기업 회장님들, 실향민들, 맛집 매니아, 식탐가들이 순회를 하고 계시지만 전 면요리는 그닥...
그러다가 부원면옥(부원식당, 부원집, 이름도 다양하게 불립니다. ^^)을 가서 간만에 맛있는 평양냉면을 먹었습니다.
사실 저나 저보다 젊은 사람들이 진짜 냉면의 맛을 알기는 힘듭니다. 미각이라는 것은 학습되는 것이 큰데 어릴 때부터 조미료,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졌고 냉면이라 하면 고무줄 냉면에 빙초산과 겨자를 듬뿍 넣어 먹어야 먹은 것 같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본래의 맛을 찾고 싶은 어르신들과는 다른 취향일 것이며 메밀의 함량에 따른 면의 탄성과 끊기는 정도는 물론이거나와 평양 냉면의 슴슴한 맛도 느끼기가 힘들 것입니다.
부원면옥은 제가 유진식당와 더불어 자주 찾는 냉면집 중 하나입니다.
한 그릇에 만원넘게 주고 냉면을 먹고 싶지는 않은데다가 그 슴슴한 맛이 일품이고,
빼놓을 수 없는 닭무침과 소주의 하모니... 아... 배가 고파지네요...
위치는 지하철 남대문 역에서 걸어갈만 하며 처음 가시면 찾기가 조금 힘들 수 있습니다. 역시 친절하게 지도까지 링크는 하지 않습니다.
낮에는 위의 사진처럼 그나마 찾기 쉽습니다.
밤에는 조금 찾기 힘드니 눈을 부릅떠야 합니다.
애주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금연입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으며 가끔 가족단위나 커플도 자주 찾습니다.
선주후면, 일단 앉으면 닭무침과 참이슬, 사람수대로 냉면을 주문합니다.
제육무침을 더 좋아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앉으면 나오는 '면수'는 아주 걸쭉합니다. 육수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육수는 따로 달라면 주셨던 것 같네요.
닭무침은 만원입니다. 제육도 같은 가격.
물냉면은 6,000원, 비빔은 500원 추가~ 소주는 역시 3,000원입니다. ^^
닭무침이 나오면 양념장과 식초(라 쓰고 빙초산이라 읽습니다.)를 취향에 따라 넣고 오이, 양파와 함께 슥슥 비벼먹습니다. 이 때 소주를 곁들이는 것이 컨셉~! 막걸리도 Okay~!
유일한 반찬!
맛집 좀 아시는 분들은 냉면에 대해서도 까다로우신데 전 그냥 여기 냉면이 좋습니다. 살짝 뜬 기름도 괘념치 않으며 건지로 올린 고기는 먹지 않고 오이와 면을 같이 먹습니다. 국물은 당연히 두 손으로 경건히 그릇을 들고 꿀떡꿀떡 삼켜줘야 냉면 좀 먹는 맛이 납니다. 가격 대비 성능으로 치면 유진식당이 최고라 생각하지만 부원면옥의 냉면 + 닭무침 조합이 너무도 강력합니다.
빈대떡은 3,500원입니다. 맛은 빈대떡 맛이 나고 막걸리 먹을 때만 시켰습니다.
2차는 어디로...?
처음에는 남대문을 벗어나서 종로로 갔지만 요즘은 남대문 시장 바닥의 포장마차도 재미있더군요. 어릴 때처럼 바가지가 있지도 않습니다. 외국인들도 많아서 홍콩 야시장에 놀러온 기분도 나고 흥겹습니다.
조만간 유진식당도 포스팅을 해야겠군요. ^^
슴슴한 냉면이 먹고 싶어지는 저녁입니다.